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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지수 VIX에따른 시장변동성 현상

공포지수(Fear Gauge)

미국 주식시장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 들어봤을 VIX 지수. 흔히 ‘공포지수(Fear Gauge)’라고 부르지만, 정확하게 말하면 VIX는 미국 S&P500 옵션 가격을 이용해 앞으로 약 30일 동안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얼마나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Cboe는 VIX를 S&P500의 30일 예상 변동성을 나타내는 대표적인 시장 지표로 설명하고 있다.

쉽게 표현하면 이렇다.

VIX가 낮다 → 시장이 비교적 평온하다.
VIX가 높다 → 시장의 불안과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그렇다면 VIX가 10, 20, 30, 40, 50을 기록한다는 것은 각각 어떤 의미일까?

 

VIX 10~15, 시장은 상당히 평온한 상태

VIX가 10대 초반까지 내려간다면 시장 참가자들이 향후 주식시장의 큰 변동을 크게 걱정하지 않는 상황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Cboe 자료에 따르면 2017년 11월 3일 VIX는 9.14로 역사적 최저 종가를 기록했다. 당시에는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상당히 낮았던 시기였다.

하지만 여기서 주의할 점이 있다.

VIX가 낮다고 해서 주가가 반드시 계속 상승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지나치게 낮은 변동성이 계속되면 시장의 낙관론이 과도하게 커진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도 있다.

 

VIX 20 전후, 시장의 긴장감이 조금씩 커지는 구간

VIX가 20 안팎으로 올라오면 시장이 평소보다 불안해졌다고 볼 수 있다. 경제지표, 금리, 기업실적, 국제정세 등의 변화에 투자자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기 시작하는 구간이다.

하지만 VIX 20이라는 숫자 하나만으로 ‘폭락이 시작된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VIX는 어디까지나 시장이 예상하는 변동성의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VIX 30, 투자자들이 확실히 긴장하기 시작한다

VIX가 30을 넘어가기 시작하면 시장의 불안감이 상당히 커졌다고 해석할 수 있다.

주가가 빠르게 하락하거나 예상하지 못한 경제·금융 사건이 발생할 때 VIX가 급등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중요한 것은 VIX의 절대적인 숫자보다 상승 속도다.

예를 들어 VIX가 18에서 30으로 며칠 사이 급등했다면 시장에 상당한 충격이 발생하고 있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VIX 40~50, ‘공포’라는 말이 실감나는 구간

VIX가 40을 넘어 50에 가까워지면 시장은 상당히 극심한 불안 상태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

이 정도 수준에서는 투자자들이 정상적인 기업가치나 장기적인 전망보다는 당장의 위험을 피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그리고 실제 금융시장의 역사에서 VIX가 50을 넘어선 사례는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VIX는 80을 넘어섰다

2008년 미국에서 시작된 금융위기는 전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다.

미국 주택시장과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에서 시작된 불안은 금융기관의 부실로 확대됐고, 결국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번졌다.

주식시장 역시 급격하게 흔들렸다.

이 당시 VIX는 무려 80을 넘어서는 수준까지 올라갔다. Cboe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VIX의 최고 종가는 약 80.86이었다.

평소 10~20대에서 움직이던 VIX가 80을 넘어섰다는 것은 시장이 얼마나 극심한 공포에 빠졌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런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이 ‘어떤 주식을 살까?’보다 ‘어떻게 위험을 피할까?’를 먼저 고민하게 된다.

2020년 코로나19

2020년 코로나19, VIX 역사적 최고치 82.69

그리고 약 12년 뒤 또 한 번 VIX가 역사적인 기록을 세웠다.

바로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이다.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각국이 봉쇄와 경제활동 제한에 들어갔고, 글로벌 경제가 얼마나 큰 충격을 받을지 아무도 정확하게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2020년 3월 미국 주식시장은 급격하게 하락했고 VIX도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특히 2020년 3월 16일 VIX는 82.69로 역사상 최고 종가를 기록했다. 이날 S&P500은 약 12% 급락했고 시장의 급격한 움직임에 대응해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됐다. Cboe 자료에 따르면 이날 VIX는 57.8에서 82.7로 하루 동안 24.9포인트 상승했다.

그야말로 시장의 공포가 숫자로 나타난 순간이었다.

그런데 더욱 흥미로운 것은 그 이후의 모습이다.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대규모 경기부양 정책과 금융시장 안정 조치가 이어지면서 주식시장은 빠르게 회복하기 시작했고, VIX 역시 점차 하락했다. 이후 S&P500은 장기적으로 큰 폭의 반등을 보여줬다.

주식과 VIX

그렇다면 VIX가 높을 때 주식을 사야 할까?

여기에서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하는 부분이 있다.

“VIX가 40~50까지 올라가면 이제 주가가 바닥이라는 뜻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게 단순하게 판단해서는 안 된다.

VIX가 높다는 것은 시장의 공포와 예상 변동성이 높다는 뜻이지, 주가가 반드시 바닥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2008년 금융위기나 2020년 코로나19 사태처럼 VIX가 급등한 뒤에도 시장이 추가로 크게 움직일 수 있다.

따라서 VIX를 이용한다면 ‘매수·매도 버튼’이라기보다는 시장 위험을 알려주는 경고등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

숫자보다 ‘변화’

VIX를 볼 때 중요한 것은 숫자보다 ‘변화’

개인적으로 VIX를 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부분은 단순히 현재 숫자가 몇인가가 아니라 어제보다 얼마나 올랐는가, 그리고 상승세가 얼마나 빠른가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VIX가 15에서 20으로 상승한 것과 20에서 40으로 급등한 것은 시장에서 받아들여지는 의미가 상당히 다르다.

특히 S&P500이 급락하는 동시에 VIX가 빠르게 상승한다면 시장의 위험회피 심리가 강해지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실제로 VIX는 역사적으로 S&P500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미국 주식시장을 살펴볼 때는 S&P500과 VIX를 함께 보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시장 온도계

결국 VIX는 미래 주가를 정확하게 맞혀주는 지표가 아니다.

다만 시장이 지금 얼마나 불안한지, 투자자들이 앞으로 얼마나 큰 변동성을 예상하고 있는지를 숫자로 보여주는 매우 유용한 시장 온도계라고 할 수 있다.

2017년에는 VIX가 9.14까지 떨어질 정도로 시장이 평온했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는 80.86까지 치솟았다. 그리고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는 역사적 최고 종가인 82.69를 기록했다.

이처럼 VIX의 역사를 살펴보면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을 알 수 있다.

시장이 평온할 때는 VIX가 조용히 움직이지만, 금융시장의 큰 변화가 발생하면 VIX는 누구보다 먼저 크게 반응한다.

그래서 미국 주식시장을 공부한다면 S&P500이나 나스닥뿐만 아니라 VIX의 움직임도 함께 관찰해 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VIX 숫자 하나만 보고 투자 결정을 내리기보다는 금리, 달러, 채권, 주가 흐름과 함께 살펴본다면 시장을 바라보는 시야가 훨씬 넓어질 것이다.

VIX는 공포 그 자체가 아니다.
시장이 얼마나 두려워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숫자다.

그리고 때로는 그 숫자가 주식시장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빠르게 알려주는 신호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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